[쉰여섯번째리뷰] 어두운글 - 양과 늑대의 요람 리뷰
요즘 웹소설보다 문학적인 느낌의 특이한 제목이 눈길을 확 끌어 읽게 된 소설이다.
제목의 양은 우리 같은 일반인들, 늑대는 인간의 몸으로 초인의 힘을 내는 또다른 인종을 뜻한다.
늑대들은 힘이 강하지만 그만큼 자제력도 약해 지하도시에 격리된채 살아간다.
얌전히 격리되어있는 이유는 늑대도 총 맞으면 얄짤없기 때문!
따라서 굳이 분류하자면 파워밸런스가 어느 정도 현실적인 로우파워 어반판타지 정도라고 하겠다.
이 이야기는 지하도시로 납치되고 나서야 자신이 늑대란 걸 알게 된 '교수'의 시점에서 진행된다.
물론 주인공이니 언젠가는 강해지겠지만 처음부터 무쌍을 찍지는 않고
1부는 거의 교수의 자기 몸과 지하도시에 대한 적응기 정도로 흘러간다.
1부가 돌아보면 참 촘촘하게 짜임새도 좋고 처음 보는 환경에 떨어진
교수의 심리묘사도 탁월했는데 읽을 당시에는 상당히 지루했다.
아무래도 2부 3부에 대한 빌드업이 많이 포함되어있다보니 어쩔 수 없었던 부분 같다.
그렇다고 2부 3부가 재미가 없냐? 그건 또 아니다.
어두운 분위기에서 진행되는 피비린내 나는 스토리가 상당히 읽을만하다.
떡밥회수나 스토리 전개도 깔끔하고 점점 변해가는 교수의 내면 서술이 인상적이었다.
엄청 흡입력 있다!까지라고는 말 못하겠지만 문체도 깔끔하고 문장도 이쁘다.
그만큼 전개가 조금 느려지는 게 단점이지만 많이 고민하고 쓴 글이라는 게 티가 확실히 난다.
사이다와 회빙환에 질린 독자라면 한번쯤, 마음 비우고 천천히 읽기 좋은 소설이다.
그치만 나도 요즘의 휙휙 지나가는 전개에 익숙해졌는지 어쩔 수 없이 좀 지루하긴 했다...
이럴 때마다 최근에도 정말 재미있게 읽었었던
이영도, 전민희 같은 1세대 작가들이 얼마나 대단했던건지 새삼 느낀다.
룬의 아이들이나 마시는새 시리즈는 명대사를 꼽자면 끝이 없을 정도로
정말 문장도 하나하나 계속 곱씹게 되고 스토리나 결말도 정말 깔끔했었는데 말이다.
비교대상이 너무 가혹한가?
그래도 요즘 트렌드에 맞진 않지만 그 점에서도 상당히 높은 점수를 줄만한 작품이었다.
별점 2.8 / 5.0
별점 기준
4.9~5.0 : 완벽에 가까움
4.6~4.8 : 올타임 레전드
4.1~4.5 : 인간계 최고수준, 명작
3.1~4.0 : 챙겨보면 좋을 소설, 수작
2.1~3.0 : 킬링타임으로는 그럭저럭 볼만한 소설
1.1~2.0 : 읽을수록 시간이 아까워지는 소설
0.1~1.0 : 종이가 아까운 소설, 무료 연재분만 보고도 충분히 거를만한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