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간 파인다이닝이나 오마카세를 상당히 자주 가고 있다.
거의 한달에 한두번씩은 가고 있고 마음에 드는 곳은 여러번 가기도 해서,
하나하나 천천히 소개해볼까 한다.
지금까지 굳이 올리지 않은 이유는 이 블로그는 혼자서도 가볍게 먹기 좋은 집들 위주로
올리는 중이고, 무엇보다 오마카세는 사진수가 많다보니 추려내기가 귀찮아서...
해운대 앞바다쪽 1~2층에 위치한 집으로 사실 오발탄 옆집이라 하면 해운대 사람들은 대부분 알아들을거다.
캐치테이블로 3일 전 예약했고 전용주차장이 제법 널찍해서 아주 편하게 주차할 수 있었다.
들어가면서부터 15인 정도 들어오는 매장 치고는 상당히 많은 직원수가 눈에 띄었고
(서빙팀 / 팀마다 한명씩 전담직원)
매니저분의 응대가 아주 좋은 편이다.
개인적으로 이 가격대에 나오지 않을법한 친절한 응대라 아주 마음에 들었다.
사실 사진에 보이는대로의 맛이라 크게 설명할 게 많진 않은 집이지만... 암튼.
1층은 오마카세, 2층은 단품으로 시켜먹는 곳이고 2층에만 프라이빗룸이 있다.
배가 크지 않은 편이라 선택권이 없다면 어쩔 수 없이 꾸역꾸역 집어넣지만,
이 집처럼 A, B 두 코스가 있는 경우엔 웬만하면 더 양이 작은 메뉴를 시키곤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B코스랑 비교했을 때 내가 좋아하는 건 오히려 A에 많았다.
B는 안먹어봐서 모르겠고, 89000원으로 2만원 더 비싸다.
A코스는 7만원도 안하는 가성비 좋은 코스다.
근데 한끼에 7만원인데 가성비가 좋다니 점점 눈이 너무 높아지는 것 같다...
에피타이저는 단호박크림스프가 나왔는데, 많은 파인다이닝집에서 주는 그 메뉴다.
그래도 아주 달짝지근하면서도 감칠맛이 있어서 식전에 아주 좋았다.
난 왜 맨날 이 스프가 한그릇 더 먹고 싶을까...
왼쪽은 보다시피 육회다.
한우 투쁠 홍두깨살에다 양념을 하고 쪽파를 올려놨다.
양념이 아주 약하게 돼있는 게 특징이고 그만큼 고기가 아주 맛있다.
오른쪽은 육전에 파절이라니 뭐 더 설명할 게 있을까?
감질맛나긴 했지만 파절이 양념이 아주 맛있다.
특이하다 느꼈던 한우 야채말이다.
보다시피 야채를 얇은 소고기로 말아서 튀겨놨다.
야채까지 푹 익히지 않아서 바삭한 겉, 부드러운 속 그리고 아삭한 맨 안까지 식감이 재미있다.
이 앞까지는 서빙팀이 주방에서 완성된 음식을 식사 속도에 맞추어 내주었다면
이제부터는 전담직원이 한명씩 붙어 고기를 구워주기 시작한다.
우리는 괜찮았지만 신참이 걸리면 조금 퀄리티가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됐었다.
기본적으로 이곳의 구이들은 앞에 있는 히말라야, 말돈소금 그리고 소스에 찍어먹고
메뉴마다 거기에 어울리는 가니쉬를 같이 구워내준다.
개인적으로 고기는 공부를 좀 해서 잘 굽는 편이기 때문에 엄청난 감흥은 없었지만
좋은 부위를 맛있게 구웠으니 생각하는 바로 그 맛을 아주 충실하게 내준다.
앞등심은 사진을 안찍었네...
구이의 마지막 메뉴인 양념구이이고 겉절이랑 아주 잘 어울린다.
거기에 구운치즈까지 한번씩 먹어주니 궁합이 아주 좋았다.
일본의 찍먹 소바를 생각하면 된다.
사실 이 앞까지 먹고 배가 터질 것 같았는데 그 와중에 차갑고 깔끔한
소바와 국물이 들어오니 너무 좋았다.
면은 그냥 소면이고 국물은 쯔유에 다시국물을 넣었다.
국물까지 다 마셨다.
쿠앤크아이스크림에 커피를 넣고 로터스를 올렸다.
딱 보이는대로의 그 맛이다!
단쓴으로 식사 마무리, 아주 깔끔했다.
전체적으로 가성비가 아주 훌륭한 집이다.
한우 투쁠을 쓰는데도 가격대가 착하고 그렇다고 메뉴 구성이 그렇게 부실하지도 않다.
다른 10만원 이상 파인다이닝과 비교해 응대가 오히려 좋은 편이고 접근성도 좋다.
다만 나는 양이 충분 이상으로 넘쳤으나 (평소 버거킹 세트 하나 다 못먹음)
양이 적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을듯하다.
이런 집들은 분명 와인페어링도 잘할텐데 차를 타고 가다보니 술을 못 먹는 게 늘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