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굉장히 길게 한번 썼었는데 실수로 닫기를 눌러버려서.... .....
의욕 꺾였지만 써봐야지....
망겜성에 이어서 한번 더, 검미성 작가님의 두번째 연재작 광란의 트롤랑이다.
여러모로 요즘 나온 작품들에 비해 아쉬운 점이 많지만 전개가 아주 호쾌하다.
북유럽신화의 마초스러움이 여실히 드러나는 작품이랄까.
미드가르드와 세계수, 트롤과 서리거인들과 여러 용들, 등장하는 여러 신들은 대부분 북유럽신화가 모티브다.
특히 메데이아나 안드바리, 파프닐은 망겜성에서도 꾸준히 언급된다!
북유럽신화는 다른 신화들에 비해 잔인하고 냉혹하며 전사를 숭상하는 기조가 있다.
아마 풍족한 수원지에서 출발한 다른 문명에 비해 척박한 땅에서 자라나기 위해 적자생존이 매우 강조되었고
그 거칠고 황량한 땅에서 비롯된 생존방식이 신화에 반영되었을 것이다.
그 점이 북유럽신화가 다른 신화에 비해 현대인에게 더 인기가 많은 이유인 것 같다.
그리고 다른 신화들에 비해 신들이 전능하지 않고 어설픈 면도 많으며 매우 감정적이고 입체적인 면을 보인다.
주신인 오딘이 광기와 전쟁의 신이니 말 다 했지.
이건 북유럽의 사나운 자연환경에 신을 반영한 결과물일 것이라고 한다. 매우 납득.
특히 이 입체적인 신들의 면모가 작가님의 마음에 들었지 않을까?
캐릭터의 저 밑바닥까지 끌어내서 적는 걸 좋아하는 작가님이니까...
소설은 메디아라는 고인물 RPG겜의 만렙 40인이 이세계에 소환되며 시작된다.
이는 여왕의 병을 고치기 위한 황금사과를 얻기 위한 용사들을 원하여 기원을 올린 결과이다.
놀랍게도 육체는 RPG 캐릭터의 강인한 그것인데 정신만 현대인이 들어온 것으로
당연히 제대로 쓸 수 있을리가 없다.
밤에 들이닥친 일반인(?) 자객들에게 압도적인 신체스펙 차이에도 불구하고 무참히 썰리게 되고
원래도 광폭화 스킬 사용 후 라면딜을 넣던 주인공 롤랑만이 마지막 발악으로 광폭화를 사용하여
자객들 중 절반을 혼자 힘으로 다 쓸어버린다.
이 사건 이후 롤랑은 소환된 용사들의 대변인 역할을 맡게 되며
결국 용사들을 대변하여 황금사과를 얻기 위한 여정에 앞장서서 출정하게 된다.
그리하여 고대 영웅의 이름을 빌려쓰던 존재는 실제로 고대 영웅을 흉내내어 고결한 기사를 연기하게 된다.
그렇게 롤랑이 자신의 신 오딘을 구하기 위하여 세계수를 오르고
현대인 현성은 원래 세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세계수를 오르며 소설은 진행된다.
고결한 기사를 연기하던 대학생은 고결한 고대의 영웅으로 점점 각성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진실들이나 신들과의 이야기가 재밌다.
수많은 희생을 바탕으로 세계수에 오른 후 라그나로크까지도 이야기는 전개되지만
그 결말은 우리가 아는 라그나로크와는 약간 다르다.
전체적으로 소설은 북유럽신화를 기반으로 롤랑, 아서왕 전설 등의 신화를 비틀며 전개되는데, 이게 상당히 재밌다.
북유럽신화를 잘 알고 있으면 어느 정도 전개를 예상할 순 있지만, 거의 다 따라가는 건 아니고
특히 샤를리뉴 12기사에 관한 내용은 유저들의 영혼이 들어온 결과 많이 다른데 이 부분이 특히 재밌었다.
엔딩에 가서 정말 웅장해야하는 전투들이 이어지는데 이게 전개가 너무 빠르다는 느낌이 있다.
그리고 마지막 반전은 솔직히 조금 끼워맞췄다는 느낌이 있어서 꼭 있어야했을까... 싶긴 하지만
완전 설정파괴 수준은 아니고 중간중간에 복선이 계속 나오긴 했어서 납득할만하다.
아마 이세계 소환물의 클리셰를 처음에 넣고 싶어서 약간 무리해서 드리프트를 한 게 아닐까 싶다.
아무튼 요즘 작품들에 비해 호쾌한 전개와 전투묘사가 일품이고
현대인과 고대영웅의 자아 사이에서 계속 고뇌하여 결국 더
고결한 기사로 거듭나는 주변인물들과 주인공의 인격적 성장도 볼만했다.
특히 다른 작품에는 없는 대규모전투묘사가 잦아 좋았다.
검미성 작가님의 망겜의 성기사를 좋아했다면 그 감성에는 가장 가까운 소설이지 싶다.
별점 2.7 / 5.0
별점 기준
4.9~5.0 : 완벽에 가까움
4.6~4.8 : 올타임 레전드
4.1~4.5 : 인간계 최고수준, 명작
3.1~4.0 : 챙겨보면 좋을 소설, 수작
2.1~3.0 : 킬링타임으로는 그럭저럭 볼만한 소설
1.1~2.0 : 읽을수록 시간이 아까워지는 소설
0.1~1.0 : 종이가 아까운 소설, 무료 연재분만 보고도 충분히 거를만한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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