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서부는 정통무협이다.
화별로 가장 많은 댓글이기도 하고,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이 소설을 잘 표현하는 말이기도 하다.
이 소설은 낭만 한 글자로 요약할 수 있겠다.
옛날 정통무협을 그리워하던 사람들에 대한 낭만, 서부극의 고독한 방랑자의 낭만 등.
이 세계관에는 무공이 있다.
이 한가지로 굉장히 많은 게 달라지는데, 우선 한나라가 건국된 후 황궁의 무력이
그야말로 어떤 세력도 넘보지 못할 아성이 되어 한번도 멸망하지 않고 작중 시점까지 유지되고 있다.
한나라가 위태로운 적이 없었으니 조조, 유비 등 삼국지 인물들도 존재하지 않고,
당태종과 당고종 또한 한나라의 무력에 밀려 폐인이 되거나 쓸쓸히 죽었다.
고대부터 부와 영약을 독점한 황제는 그 무력의 정점에 올라서있고
그 힘으로 아메리카 대륙까지 정벌하여 신대륙으로 명명, 개척을 시도하는 중이다.
사실상 전세계가 한나라인거다.
황군무공으로 대표되는 구대륙의 무공은 풍부한 내공을 바탕으로 강맹하고 빠른 공격으로
눈앞의 적을 쓰러트리는데에 집중되어 있다.
구대륙 무공의 정점에 올라있으며 그렇다보니 모든 무공은 결국 이러한 부분에 치중되어
우리가 읽는 무협에 나오는 환검, 중검, 경공 등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에 비해 신대륙의 무공은 비슷하면서 다르다.
구대륙에서 찍혀서 쫓겨난 무인들이 신대륙이 발견되면서 대거 이주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황군무공에 대항하기 위해 기존의 사상무공들을 뜯어고쳐
빠르고 강맹하게 바꾸게 되고, 황군과는 다르게 내공이 넘쳐나지 않으므로
오로지 한 방으로 상대를 죽이기 위한 방향으로 발전하였다.
이거는 서부극의 1대1 총싸움과도 상당히 비슷해서 비교해서 보는 맛이 있다.
거기에 천년 전 초한지 시절에 유방과 달리 항우는 마공을 익혀 산을 실제로 뽑는
말도 안되는 무력을 보였지만 결국 본 역사대로 유방에게 패하고,
천년이 지나 소설 시점에 다다랐다, 이런 얘기다.
이 세계관에 주인공 장건은 현대인의 기억을 가진채로 환생한다.
실제로 무공이 존재하는 세계관이기에 자신이 무협지에서 읽었던 무공을
재현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고 현대인의 지식을 이용하는 파트도 약간 있다.
초반부는 에피소드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모두 재밌다.
가장 인상깊었던 에피소드는 소림사의 아라한인 진조 에피소드였는데,
나중에 외전의 주인공이 되는 진서하도 여기서 처음 나오니 꼭 주의깊게 읽어보자.
각 에피소드에서 조금씩 마공과 얽히게 되는데,
이 빌드업을 쌓아서 나중에 마궁과의 결전으로 이어지게 된다.
무협+서부극이라는 상상도 안되는 조합을 성공적으로 잘 버무려놨는데,
거기에 현대인의 기억을 갖고 무협을 동경하는 환생한 주인공까지 끼워넣어
정통무협을 그리워하는 독자들을 모두 만족시켰던 대단한 작품이다.
무협으로 광마회귀, 21세기 반로환동전, 무림서부 세 작품을 많이들 추천하던데
개인적으로는 그 세 작품 중에서는 가장 내 취향이 아니었다.
그런데 내 취향이 아니라는거지 진짜 재밌게 잘 쓴 소설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무협이 읽고 싶을 때 호불호 없이 누구에게나 추천할 수 있을 작품이다.
별점 4.1 / 5.0
별점 기준
4.9~5.0 : 완벽에 가까움
4.6~4.8 : 올타임 레전드
4.1~4.5 : 인간계 최고수준, 명작
3.1~4.0 : 챙겨보면 좋을 소설, 수작
2.1~3.0 : 킬링타임으로는 그럭저럭 볼만한 소설
1.1~2.0 : 읽을수록 시간이 아까워지는 소설
0.1~1.0 : 종이가 아까운 소설, 무료 연재분만 보고도 충분히 거를만한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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