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님 최근 작품 중에 가장 평이 안좋은 게임4판타지이다.
사실 난 이것도 정말 재밌게 읽긴 했는데....
소설은 히키코모리인데 반신인 소드마스터에 엘프 왕자인 가온이 최근 열중하고 있는
가상현실게임을 주무대로 진행된다.
일단 소설 설정부터 조금 이해가 안될 것이다.
소드마스터인데 왜 방구석에 틀어박혀서 가상현실게임이나 하고 있나?
물론 작가님 특유의 특출난 능력의 고구마 주인공의 연장선이라 보는 게 옳고,
여기엔 여러가지 요인들이 작용했다.
초반부는 상당히 재밌다.
아스라는 세계로 게이트가 열린 게 100년 전이라 세계대전 등 여러나라의 역사가 꼬여있다.
거기에 공산국가가 된 언데드들의 연방, 한 사람의 무력이 모든 걸 압도할 수 있기에
민주주의를 비웃는다던지 여러 설정들을 고심해서 짠 티가 난다.
그런데 이 소설의 평이 안좋은 건 주인공의 설정이 말이 안된다는 게 크다.
주인공이 칩거하게 된 가장 큰 요인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누이들을 죽인
소드마스터 하고에게 당한 3연벙이라고 자주 언급되는데, 사실 계속 까는 복선들을 보면
이 3연속 패배가 칩거의 주원인이 아니라 주인공의 마음 속에 깊이 박혀버린
자기혐오 때문이라고 보는 게 옳다.
대인전 검술이 취약하게 성장한 주인공의 특징도 특징이지만,
극복하려 노력하면 할만도 한데 그 노력조차 안해버리는 건 자기 자신을 억까하는
주인공의 비이성적인 면이 문제였던 것이다.
그리고 이걸 확 드러나게 서술하지 않았던 것이 소설의 설정에
무리가 있고 답답하게 느끼는 가장 큰 요인이라 생각된다.
이 소설의 가장 큰 쟁점은 주인공의 심리상태다.
주인공이 어떻게 정신적으로 어른으로 성장하는지가 이 소설의 가장 큰 주제이기 때문에
고구마가 넘쳐날 수밖에 없다.
자신을 혐오하는 사람이 제3자로 누구보다 이성적인 독자들에게
합리적으로 느껴지는 결정을 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후긴을 용서하고 영국, 프랑스에 대한 복수를 포기하는 것은
주인공의 정신적 성장을 대변하는 장치이며 그로 인해 자신의 영혼까지 구원했으니,
상당히 마음에 드는 해피엔딩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망겜의 성기사만큼이나 재밌게 읽었는데, 평이 안좋아서 깜짝 놀랬다...
후반부가 약간 오락가락하는 느낌이 있긴 한데 결말을 세번이나 수정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검미성이 정말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점이 이건데,
조금씩 발전해나가면서 음습한 자신의 테이스트를 충족시키면서도
대중성까지 점점 갖추게 진화하고 있다.
이 소설은 개인적으로는 대체역사에 가상현실, 판타지세계와의 통합 등 여러가지 생각할 게 많아
특히 후반부에 서술이 여러모로 좀 꼬였다는 느낌이 있긴 하다.
하지만 이렇게 글을 가다듬으면서 또 21세기 반로환동전 같은 작품이 나오게 된 게 아닌가 싶다.
너무 몰입해서 읽다보면 못난 자신이 겹쳐보여서 읽기 싫어지면서도
주인공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 계속 책장을 넘기게 되는 소설이다.
검미성 특유의 고구마를 잘 넘길 수 있다면, 그리고 주인공의 정신적 성장에
초점을 맞추어 읽는다면 마지막 결말에서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별점 3.9 / 5.0
별점 기준
4.9~5.0 : 완벽에 가까움
4.6~4.8 : 올타임 레전드
4.1~4.5 : 인간계 최고수준, 명작
3.1~4.0 : 챙겨보면 좋을 소설, 수작
2.1~3.0 : 킬링타임으로는 그럭저럭 볼만한 소설
1.1~2.0 : 읽을수록 시간이 아까워지는 소설
0.1~1.0 : 종이가 아까운 소설, 무료 연재분만 보고도 충분히 거를만한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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