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서부의 작가인 컵라면의 전작이다.
이 작품도 제법 인기를 끌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다음 작품이 초대박을 내버려서...
그래도 충분히 재밌다는 건 변함없다.
게임빙의물로 그 중에서도 야만전사물이다.
다행히도 캐릭터를 만들 때 난이도는 쉬움에 온갖 DLC까지 떡칠한 덕분에
주인공은 단순한 힘만으로도 이세계에서 날아다닌다.
보통 게임빙의물에서는 세계에 대한 지식들로 기연을 독점하고
보스의 패턴을 미리 알고 거기에 대처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는데
그와 대조되는 전개방식.
주인공은 그 강력한 무력을 바탕으로 현실로 돌아가기 위해, 그리고 살아남기 위해
여러 일들에 휘말리고 또 뚝배기를 깨나간다.
등장하는 적들은 생각보다 대사가 많다.
뭔가 풀어내지 않은 설정이 여러개 있는 것 같지만 우리의 야만전사는 그런 걸 신경쓰지 않는다.
그냥 대사도 기다려주지 않고 도끼를 적들의 미간에 선물한다.
이게 의도한 웃음포인트 같은 게, 대사나 유언 정도는 들어주는 게 보통인데
진짜 노빠꾸로 호쾌하게 반갈죽해버린다.
이게 읽고 있으면 계속 웃음이 나오는 포인트다.
가끔 RPG하다보면 과하게 몰입한 사람들이 보이는데, 그런 식으로 몰입한걸까?
보면서는 정말 재미있는 부분이지만 조금만 멀리서 생각해보면 잔혹한 중세세계관에 떨어진 현대인이
어떻게 저렇게 야만전사스러운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을 수 있을까 의문이 들긴 한다.
(이 부분은 결국 외전을 통해 좀 보강되었다)
이 호쾌한 전개는 초중반부를 아주 휘몰아치듯이 진행시킨다.
이 와중에 이야기가 에피소드별로 많이 끊어지지 않고 게임 퀘스트마냥 유기적으로
부드럽게 연결되는 것도 장점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거기에 버리는 떡밥 거의 없이 깔끔하게 회수를 마무리하기도 했고.
그런 식으로 마주치는 적들의 뚝배기를 모조리 까버리는 원패턴 전개가
슬슬 질려갈 때쯤, 현대인으로 중세랜드에 살아가는 것에 대한 주인공의 심리와
내면갈등 묘사를 조금씩 늘려간다.
개인적으로 현대인 빙의 설정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 편인데,
보통 작가가 이야기를 편하게 전개하고 싶을 때 이 설정을 이용해 치트키를 남발하기 때문이다.
근데 이 소설에서는 좀 나았던 것이 우리처럼 주인공도 이 중세랜드를 조금 떨어져서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정신적 성장을 이루어가기에 같은 현대인으로써의 고민인 것처럼 생각하게 된다.
내가 저 상황이었다면 어떻게 했을까?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하고.
이 부분은 독자와도 확실히 공감을 이룰 수 있는 좋은 포인트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후반부에 접어들 때쯤은 원패턴이 통하지 않는 적들도 제법 등장하고
그 패턴이 슬슬 질려가는데, 이때 결말을 내버렸다.
전개만큼이나 호쾌한 결말이 아닐 수 없다.
나름 해피엔딩이기도 하고!
앉아서 한번도 안쉬고 끝까지 달릴 수 있는 소설은 오랜만이었다.
단점이 있다면 역시 위에서 언급했듯 현대인의 사고방식으로는 이해가 힘든
야만전사적 마초 사고방식을 30대 배불뚝이 아저씨가 중세인들도 질려할 정도로
하고 있다는 점과 주인공이 너무 강하다는 점이 있겠다.
그렇다보니 웬만한 적은 대화 잠깐 - 미간에 도끼 선물 또는
엎치락뒤치락 - 위기 같지 않은 위기 잠깐 연출 - 미간에 도끼
뭐 이런 방식으로 계속 처리되다보니 후반에 들어서면 조금 질린다.
그치만 그냥 먼치킨이랑은 좀 다른게, 막 힘으로 찍어눌러서
때려부수는 느낌이 아니라 배드애스인 마초 주인공의 캐릭터성으로 밀고 나가서
질리는 지점이 뒤로 한참 밀린다.
제목과는 다르게 오히려 로우파워 정통판타지에 가까운 점도 마음에 들었다.
게임빙의물인데 게임 같지 않아서 좋다니, 내 취향이 확고하긴 한가보다...
평점 3.2 / 5.0
별점 기준
4.9~5.0 : 완벽에 가까움
4.6~4.8 : 올타임 레전드
4.1~4.5 : 인간계 최고수준, 명작
3.1~4.0 : 챙겨보면 좋을 소설, 수작
2.1~3.0 : 킬링타임으로는 그럭저럭 볼만한 소설
1.1~2.0 : 읽을수록 시간이 아까워지는 소설
0.1~1.0 : 종이가 아까운 소설, 무료 연재분만 보고도 충분히 거를만한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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